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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철도 중앙제어, 한 곳 멈추면 대한민국이 스톱
중앙제어시스템(SCADA)의 덫

지난달 27일 오후 5시21분. 서울 봉래동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옥의 전기가 나갔다. 인근 백화점 변압기가 터지며 정전이 됐다. 코레일은 1분 만에 비상 전력을 작동시켰다. 하지만 이 사고로 약 두 시간 동안 전국 철도역 발권 시스템이 멈춰 섰다. 이 사옥에 설치된 예약·발권 서버가 다운되면서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각 역마다 발권을 하지 못한 승객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한 곳이 멈추면 전체가 멈춘다. 모든 것이 중앙에서 제어되는 '디지털 사회의 함정'이다. 스카다(SCADA)라고도 불리는 중앙제어 시스템은 정보를 한 곳에 모으고 중앙에서 전국 구석구석의 시스템을 움직일 수 있다. 편하고 효율적이다. 그러나 한 곳이 뚫릴 경우 사회 전체가 멈춰버릴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해외에선 이를 이용한 해킹 테러도 속속 발생하고 있다.

중앙제어 시스템이 정전·고장·해킹 등으로 멈추면 파급력이 엄청나다. 지난해 1월 폴란드 우츠에서 발생한 전철 탈선 사고는 스카다 시스템이 간단한 해킹으로도 뚫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전철 노선이 갑자기 바뀌어 수십 명의 부상자를 낸 이 사고는 당시 14살이었던 소년 해커가 일으켰다. 해킹으로 철도 운행 시스템을 파악한 뒤 TV 리모컨을 개조해 노선을 원격 조종했다.

2003년 8월 뉴욕 대정전 사태도 단적인 예다. 미국 북동부 지역 7개 주, 5000여 만 명의 시민들에게 피해를 준 이 정전 사태는 발전소 중앙제어 시스템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났다. 컴퓨터를 계속 꺼뜨리는 '블래스터 웜' 때문에 전력 송출이 마비된 것이다. 올해 국제해킹방어대회 우승자 박찬암(20)씨는 “해킹을 통해 제어권한을 획득하면 수도·전기·가스 공급 등을 조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제어 시스템은 이미 국내 대부분의 사회 기반시설에 도입됐다. 철도 예약·발권뿐 아니라 대형 빌딩의 전기·냉난방, 다목적댐의 수문 제어, 서울시 수돗물의 수질관리 등이 모두 스카다로 운영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스카다 시설은 2011년부터 시범 운영될 한국전력공사의 '스마트 그리드'다. 기존 발전소와 전력망에 센서·카메라를 부착해 중앙제어센터가 지역별 발전량과 전력 소비량 등을 모두 파악한다. 그리고 각 지역에 적절한 시간에 맞춰 알맞은 양의 전기를 보내준다. 에너지를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코레일 정전 같은 중앙 시스템의 사고가 나면 전국의 전기 송·수신이 마비될 수 있다.

한국전력은 이에 대해 “외부와 분리된 인터넷 망을 쓰고 연계 지점에 보안 설비를 하기 때문에 해킹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보안업계는 다양한 해킹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한다. 2000년 호주 퀸즐랜드 마루치도어 지역의 오물 방출 사건이 그 예라고 한다. 쓰레기처리 회사의 40대 직원이 지역 의회에 앙심을 품고 시스템을 침입해 수백만L의 오물을 강물에 내보낸 것이다.

이런 국제적 사례 때문에 정부가 제정하려는 '스마트 그리드법(지능형 전력망 촉진법안)'에 보호 규정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학회장 임종인 교수(고려대 정보경영공학대학원)는 “만약 망이 해킹된다면 대규모 정전이나 개인 전력 사용량 유출 등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며 “법안을 '지능형 전력망 이용 촉진 및 보호에 관한 법률'로 개선해 보안 예산 및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2009-12-11 03:02 / 임미진·김진경 기자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9/12/11/3566288.html?cloc=olink|article|default 

중앙제어 시스템(SCADA, 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집중 원격감시 제어시스템 또는 감시 제어 데이터 수집시스템이라고도 한다. 데이터를 수집해 기록하고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발전, 송·배전시설, 석유화학 플랜트, 제철공정 시설, 공장 자동화 시설 등에 쓰인다.

학위 논문 주제로 결정.
남들이 아니라했던 길을 한번 가보려고 함.